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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글거리/글쓰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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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 - 2 #.1 그가 도착한 곳은 허름한 건물 앞. 멀리서부터 간판을 주시하고 왔으니 목적지는 그곳이 다름없다. 하지만, 그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마 망설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2 이번에 도착한 곳은 공원이었다. 그네에 몸을 맡기고, 몸을 흔들었지만, 흥미가 나지 않는 듯 발로 그네를 멈추었다. 그는 끝내지 못했던 생각을 이어나갔다. #.3 이식을 했다는 이야기 중엔 그런 이야기가 있다. 새로운 장기를 이식하고 나서 식습관이 바뀌었다던지 하는 이야기. 단순히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말로 해석될 요지가 있지만, 장기의 생태환경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책에서 보았다. #.4 예를 들어, 정말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자라온 장의 환경과 해로운 음식만을 먹고 자라온 장의 환경이 같을 수 있을까. 누군가에겐 득..
자각 - 1 #.1 엘레베이터 안. 20층을 향하려다 마음이 바뀌어 5층을 향했다. 왜 옥상을 향하고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잠시 들었지만, 엘레베이터는 5층에 도착하더니 손가락은 다시 1층 버튼을 눌렀다. 구태여 목적지를 바꾼이유는 모른다. 그저, 그가 그렇게 움직이고 싶어할 뿐이었다. 그리고는 아파트를 나섰다. #.2 발걸음을 옮겨 신호등. 과학 시간에 들었던 수업 내용을 되짚었다. 140억 년이니, 38억년이니, 큰 숫자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그가 주목하던 것은 기원과 기억이다. #.3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태어나기 이전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다. 기억은 오로지 생물만이 가지고 있는 거니까. 태어나기 전의 기억은 그렇다 치더라도, 어렸을 때의 기억마저 흐릿하다. #.4 수 십억년을 거치고, 기원전을 지나 그는 20..
ㅁㅁㅁ ㅁㅁ ㅁㅁㅁ #.1 넓은 방에 한 쌍의 남녀가 있었다. 커다란 침대가 배치되어 있어 호텔쯤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나 하얀색 실습 가운을 걸치고, 다른 방으로 넘어가자 작업실이라 불릴만한 방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무언갈 연구를 하는듯 했고, 그녀의 몸에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는듯 했다. 변화를 눈치챈 남자는 황급히 도망을 가고, 여자는 불안함을 느끼며 손을 뻗어보지만, 끝내 체념한듯 제 자리를 지켰다. 곧이어, 건물의 셔터가 내려가면서 여자는 그 곳에 갇히게 되었다. #.2 교실 안. 중학생 쯤으로 보이는 소년이 푸른색 경찰복을 입고 학교에 왔다. 칠판에 무언갈 크게 적더니 5명은 자기를 따라오라나 뭐라나. 참고로 강제사항이었다. 다른 경찰복의 소년은 이미 교사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아 그럴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
학교 #.1 글쎄. 그 곳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학교였다. 분명 4층 어딘가 교실에 있었고, 점심시간이 었다고 생각한다. 밥을 먹은 직후 였을까. 은연중에 양치질을 해야했다고 생각을 했고. 친구들은 게임을 하거나 이곳 저곳에 뭉쳐있었으니 점심시간이 맞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치약과 칫솔을 빠뜨렸다. 뒷 문을 통해 어딘가 다녀오더니 반짝이는 칫솔을 구해왔다. 아마 어디선가 사왔겠지. 빌린 것은 아닐테니까. 치약은 누군가가 손을 들며 자기 것을 쓰라고 권해줬다. 얼굴이 흐릿해 잘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나와 친했던 친구였을 거다. #.2 그 다음은 솔직히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화장실을 갔다. 그렇다면 상태는 어땠지? 뭐, 그렇게 기억에 남지 않는걸 보면 특출나지 않고, 적당한 곳이었겠지..
은여우 요양원 #.1 은여우 요양원에는 늙고, 병든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남자가 찾아왔고 노파는 그에게 병든 사과를 건넸다. 병든 사과는 누구도 원치 않을만큼 까맣게 물들어 있었지만, 그 남자는 사과를 흔쾌히 받으며, 감사를 전했다. 곧이어, 남자 손에 쥐어진 사과가 밝게 빛났다. 싱그러운 기운마저 흐르는 사과를 크게 한 입 베어물고는, 괜찮다는 듯이 다시 노파에게 건넸다. 의구심이 든 노파는 그가 건넨 사과를 깨물었고, 사과의 싱그러움이 그녀의 기운을 복돋았다. #.2 그녀의 몸에 활기가 생겼다. 심지어 손의 주름이 사라지는 착각까지 느껴질 정도다. 그녀는 손의 앞뒤롤 뒤집어 보면서 의아해했다. '착각인가?' 아니면 '내가 상황에 맞추는 걸까?' 일일이 주름을 세고 다니지 않으니 알 턱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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